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모교 감독 이미영 출연 김소현, 김현수, 채리, 권해효, 장원영, 김현서 개봉 2021.06.17.
<여고괴담>의 여섯 번째 시리즈가 등장합니다. 저는 1화와 2화 그리고 3화까지는 내용을 기억하지만 사실 4, 5화는 봤는데도 잘 기억이 안 나요. 시리즈의 흥망성쇠가 어떻든 이렇게 장르 영화가 프랜차이즈가 돼서 꾸준히 만들어진다는 것 자체가 한국 영화계에서는 반가운 일입니다. 영화 오프닝을 보니 자연스럽게 한 편이 연상되네요. 모든 시리즈가 개별 에피소드를 가진 작품인데, 이번에도 영화의 주요 캐릭터는 학생보다는 선생님이 맡고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이미영 배우 한 편이 생각났네요. 다만 영화의 전개는 1편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이었죠.
전체적인 결과로 봤을 때 공포 연출은 나쁘지 않았네요. 너무 테크닉에 의존하지 않고 분위기 연출과 임팩트를 주는 순간을 잘 포착해 활용했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확실히 각인시키는 장면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 영화의 난맥상은 시나리오 설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스토리와 소재는 익숙해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흥미로운 전개를 기대했는데 왜 시나리오 구성을 이렇게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너무 단편적인 정보만 제공하는 초반부는 크게 두 가지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이게 도대체 왜 그런지 이야기를 이해하기 어렵고 집중력도 떨어졌습니다.
다양한 인물들이 나름의 사정을 가지고 있어서 이야기가 파편적이라고 할까, 애초에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모를 무렵, 후반에 접어들고, 큰 사건 전환 후 일반적인 공포영화로 만들면 엔딩이라는 장면인데 영화는 뿌린 소재 회수에 본격적으로 착수합니다. 몇몇 인물들의 전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나 사건을 꾸준히 설명하는 엔딩에 돌입하면 이야기 퍼즐을 거의 맞추기 때문에 감독님의 고민한 흔적은 확실한 해답으로 돌아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등장하는 사건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안 되고 구성상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끊이지 않네요.
엔딩은 너무 무리인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는 강력한 반전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다지 새롭지 않고 거의 반칙성에 가깝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같이 본 사람이 다수라면 좀 물어보고 의견 교환이라도 하겠지만, 그나마 힘드니 개봉 후 다른 리뷰도 좀 찾아봐야 할 것 같네요. 학교 화장실이라는 공간이 주는 두려움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잘 활용했다고 보기 어렵고, 다수의 인물들이 굳이 불이 꺼진 학교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그보다 사람이 있는 학교인데 왜 불을 빨리 끄는지) 한번 이성적인 회로가 작동하다 보니 영화를 논리적으로만 보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말았죠.
별점 7.0…저에게는 <그것만이 나의 세계>에 출연한 최리 배우의 통통 튀는 연기만 남았습니다. 그 영화가 개봉한지 3년이 넘었는데 아직 여고생 역할이라 아쉽네요.